문을 닫고 오래 앉아 있는 자리에서 발견되는 신호 겨울 저녁, 거실 소파 옆 협탁 아래로 손을 뻗어 멀티탭을 만지다 보면 생각보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때가 있다....
“이건 우리 집 문제인가요, 옆집 문제인가요?” 공동주택이나 다세대, 상가 겸용 건물에서 수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다....
주방 상부장 문이 반쯤 열린 채 멈춰 있고, 현관 신발장 위쪽 벽에는 작년 장마 때 생긴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욕실 천장에는 새까맣게 번진 곰팡이 자국이 있고, 거실 한쪽 스탠드 전구는 반년째 나간 상태다....
한국의 겨울은 실내외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벽과 창가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가 흔하게 나타나는 계절이다. 낮에는 난방으로 실내가 따뜻해지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이 반복되면, 벽지와 창틀 주변은 어느새 축축해진다....
집 안 수리 셀프에 대해 흔히 퍼진 오해가 하나 있다. “공구만 있으면 어디든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다. 수리의 성패는 공구보다 손이 닿는 거리와 자세에 의해 갈린다....
한 지인이 최근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면서 이런 말을 했다. "집주인이 뭘 고쳐주는지, 내가 뭘 고쳐야 하는지 계약서에 안 써 있으니까 매번 눈치가 보여요." 사회초년생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다....
한 60대 중반의 지인이 거실 천장 조명이 나갔다며 며칠을 어두운 채로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계단을 올라가 팔을 뻗어 전구를 돌리는 동작이 무섭고, 업체를 부르자니 사소한 일에 사람을 부르는 게 민망했다는 것이다....
관리비를 줄이겠다고 공구를 꺼내 들었다가 오히려 더 큰 지출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업체를 부를까 망설이다가 며칠을 불편하게 보내는 세대주도 많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순회 점검하다 보면, 비가 그친 뒤 같은 동 같은 라인에서만 유독 창호 하부 마감이 들뜨고 문틀 옆 벽지가 너덜해지는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
비가 그친 뒤에도 벽 하단이 축축하고, 장마가 끝난 한참 뒤에 곰팡이 냄새가 다시 올라온다면 대부분은 환기 부족이나 청소 문제로 단정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오래 하는 사람의 집 안 수리 셀프 관점에서 이 현상을 보면 접근 순서가 완전히 달라진다....